해당 기관의 허락을 받아 [저작권 문화] 11월호에 게재된 글을 전재합니다.

스핀오프는 시리즈가 아닌 ‘파생’ 콘텐츠

기업을 분할하는 한 유형이었던 스핀오프는 영상산업에서 오히려 그 의미가 풍성해졌다. 일종의 파생작품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스핀오프를 빌려와서 쓰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 드려온 개념인 만큼 기존에 사용하던 후속작과는 다르다.

<007>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혹은 <막돼먹은 영애씨> 등은 스핀오프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의 캐릭터가 그대로 인 체 상황만 변주한 것이기 때문이다. 파생이 아니라 주류의 재구성이다.

1. http://www.flickeringmyth.com/2015/08/mission-impossible-rogue-nation-hits-400-million-worldwide.html 2. https://media.giphy.com/media/nu4DN4nKos3m0/giphy.gif 3. http://img.lifestyler.co.kr/uploads/vod/lifestyler_thumbnail/tvn/youngaessi11/youngae_season11_special_ep1.jpg

1. http://www.flickeringmyth.com/2015/08/mission-impossible-rogue-nation-hits-400-million-worldwide.html
2. https://media.giphy.com/media/nu4DN4nKos3m0/giphy.gif
3. http://img.lifestyler.co.kr/uploads/vod/lifestyler_thumbnail/tvn/youngaessi11/youngae_season11_special_ep1.jpg

 

하지만 <배트맨>의 조연을 독립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캣우먼>이나 <엑스맨>의 인물 중 하나였던 울버린을 독립된 인물로 등장시킨 것은 정확히 파생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한 종족을 나타냈던 <호빗>도 그렇고, <슈렉>에서 파생된 <장화 신은 고양이>도 스핀오프다. 파생은 인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꽃보다 청춘>과 <꽃보다 누나>는 장소를 변주했다. <삼시세끼>는 <삼시세끼> 어촌편이란 스핀오프로 이어졌다. <쇼미더머니>는 <언프리티 랩스타>란 스핀오프를 낳았다

http://comicbookmoviedatabase.com/movies/catwoman http://www.rogerebert.com/reviews/x-men-origins-wolverine-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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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ogerebert.com/reviews/x-men-origins-wolverine-2009

 

세계관을 공유하는 원전(原典)이 필요하다

스핀오프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 다양함을 하나로 묶기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원전(原典)은 이 기준에 대한 팁을 준다. 앞서 기업 분할에서 사용되었던 스핀오프는 모회사의 기존 주주와 신설 법인의 주주가 같아서 일반적인 분할을 뜻하는 스필오프(Spilt Off)와는 다르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스핀오프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주주가 같다는 의미이고, 이 주주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관이나 세계관이 같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꽃보다 청춘>과 <꽃보다 누나>는 연출가와 작가가 같아서 세계관이 같다. <캣우먼>이나 <울버린>도 기본적으로 동일 세계관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다.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파생된 작품을 스핀오프라고 한다고 재개념화할 수 있다.

스핀오프는 비교적 최근 방식이다. 그렇다면 등장의 이유와 존재함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창작자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스핀오프를 선택할 수 있다. 아무래도 주어진 공간과 시간 내에서 스토리를 만들다 보면 특정 인 물이나 특정 맥락으로 스토리 라인을 집약해야 할 필요가있다.

<엑스맨>은 여러 캐릭터를 소개하는 와중에 울버린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뿐 울버린이란 캐릭터를 완전히 설명해 주기에는 상영시간이 짧다. 만약 해당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대중의 관심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 그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고자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금전적인 보장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그래서 스핀오프가 활성화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는 아무래도 수익성이다. 여기에는 아주 간단한 산수가 작동한다.

시리즈물의 출연료 상승 문제에서 찾은 돌파구, 스핀오프 제작

콘텐츠 비즈니스는 가장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이다. 92년의 전통을 가진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는 무려 37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다. 오늘 영화가 ‘대박’이 났다는 이유로 내일 영화도 ‘대박’이 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시장이다. 콘텐츠 사업은 매일이 창업이고, 그래서 그 시장은 위험을 극복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을 발전시켜 왔다.

가장 비싼 배우를 쓰는 것도 실상은 보험 비용이었던 탓이고, 특수효과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에는 1류 배우를 쓰지 않는 것도 그런 탓이다. 그런 콘텐츠 사업자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초기에 선택한 방식은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은 후속작이었다. 앞서 언급한 <007>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여기엔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등장인물의 출연료가 급상승한다는 점이다. 인상된 출연료는 전작의 인기를 활용해서 절약된 마케팅 비용 등으로 상쇄하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후속작이 등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007>은 적당한 주기별로 주인공을 바꾼다. <나이트메어>는 9편까지 나왔다. 주인공이 아닌 캐릭터가 중심인 콘텐츠였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1. http://goenglishmagazine.es/wp-content/uploads/2015/09/james-bond-007.jpg 2. http://www.hdwallpapers.in/2010_a_nightmare_on_elm_street_movie-wallpap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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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ttp://www.hdwallpapers.in/2010_a_nightmare_on_elm_street_movie-wallpapers.html

이는 역설적으로 주인공이 인물일 경우에는 출연료 등의 문제로 후속작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한 선택이 바로 스핀오프다. 전작은 성공했다. 전작의 세계관과 전작의 흥행 문법은 그대로 유지한 채 주인공이나 장소 등을 바꾸는 방식이 바로 스핀 오프인 셈이다.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전작의 주인공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의 이점도 취하고, 전작의 인기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 등장 어려운 스핀오프의 사정

금전적 이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발현될 조건이 있어야 한다. 스핀오프가 영화나 케이블 방송 등에서는 비교적 손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지상파 방송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지상파 방송은 정기 편성이 갖추어진 시스템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어서 스핀오프를 하고 싶을 경우, 기존에 이미 편성된 혹은 편성 예정인 프로그램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스핀오프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편성을 변경했다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 잘못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정규 편성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지상파에서 스핀오프를 보긴 상대적으로 힘들 것이다. 반면에 영화나 유료 채널은 편성표에 덜 민감하다. 라인업은 있을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 정해진 시기에 있어서 자유도가 높다.

스핀오프도 알고 보면 나름의 속사정이 있는 법이다.

Dr.Pepperoni About Dr.Pepperoni
페페로니. 이탈리아의 살라미(Salami)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해서 변한 것. 양념한 육류를 발효시킨 것으로 일종의 소세지임. 미국에서는 피자의 간판. 슈프림이 지배하는 한국이지만, 미국에서는 치즈와 페페로니가 피자의 대표선수. 그 페페로니가 한국에 옴. 살라미가 대서양을 건너 페페로니가 되었고, 이제 태평양을 건너 어떻게 될지 지켜보시길... 탱자가 될 지 보석이 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