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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미디어가 그나마 해볼만한 신사업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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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글은 매우 시니컬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전통미디어에서 개혁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읽지 마세요. 개혁의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글을 읽다 보면 세상 다 아는 듯 잘난 체 한 표현들이 많아 거부감을 줍니다. 그러나 이는 10년 이상 낡은 조직 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속이 썩어 온 경험을 토대로 주장한 것이니 한번 쯤 눈 질끈 감고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잘난 체에 심각한 알러지 반응이 있으신 분은 아예 읽지 않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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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둥글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지평(地平)이 아니라 지구(地球)니까.
그런데 둥근 지구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걸어다닐 때도 느끼지 못하고 손으로 더듬어봐도 모르겠고 심지어 높은 산에 올라가 아무리 멀리 봐도 동글동글한 지구를 볼 수는 없다. 평평하다. 아무리 봐도 평평하다. 우리 중 지구가 지구(地球)인 것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는 별 거부감 없이 지구라고 부르고 이 땅이 둥글다고 받아들인다. 이상한 일이다. 과연 우리네 사람들이 이토록 쉽게 믿는 존재들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것을? 절대 아니다.

사람들이 쉽게 믿는 것은 각자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불이 뜨겁다.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처럼. 그런데 가끔 경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쉽게 믿는 것도 있긴 하다. 두 가지다. 첫째, 각자의 생존과 이익에 깊은 연관이 있는 것들이다. 신을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는 것처럼. 두번 째는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는 것들이다. 수 많은 학문적 질문이 그렇고 지구가 지구(地球)인 것도 그렇다. 지구가 우리 경험 속에서 전혀 둥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지구라 부르고 그렇게 믿는 것 역시 그러거나 말거나 나와 상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농부와 지구

서양문명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꼽는다. 그 지역은 모두 바다를 끼고 있다. 바다는 땅과 달리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수평선 너머가 육지에서 보는 폭포처럼 낭떠러지라면 그 전에 배를 돌려야 한다. 그게 생존을 결정한다. 그러나 만약 낭떠러지가 아니라면 좀 더 가볼 수 있고 그런 모험에 새로운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바다에 관심을 갖고 발전했고 그 위에서 항해술과 천문학이 깊어졌다. 그래서 이 땅 아니 정확하게 바다를 갖고 있는 이 세상이 사방 끝이 있는 평지인지 아니면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구(球)인지가 모두에게 중요했다. 설령 항해와 모험을 직접 하지 않는다해도 그들에게 이 문제는 각자의 생존과 이익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였다.

반면 동양문명은 중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중국문명은 비옥한 땅 한 가운데에서 펼쳐졌다. 그나마 변방도 또 다른 육지였을 뿐이다.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까지는 갔다지만(이 주장에 반발이 있겠지만) 우리 별에서 가장 넓은 바다인 태평양에 가로 막혀 더 이상은 가질 못했다. 그렇다고 원거리 항해의 필요성이 생길 필요도 없었다. 땅은 비옥했고 농업을 통해 거의 모든 인구가 먹고 살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땅을 버리고 의문의 바다에 도전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농사 짓는 인구가 대부분이었고 그들에게는 이 땅의 끝에 뭐가 있을지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비는 언제 오나 이런 게 궁금했을 뿐)

하지만 이처럼 달랐던 동양문화권 사람들도 서양문명과 접하고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이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상식으로 안다. 알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들 그렇게 믿는다. 그러나 이 믿음의 이유는 서양과 다르다. 각자의 생존과 이익에 맞닿아 있어서가 아니라 ‘그러거나 말거나 나와 상관 없어서’다. 논에 물을 대고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지구가 둥글면 배수로 위치도 다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농부에게 지구는 영원히 평평할 뿐이다. 농부에게 바다의 끝이 낭떠러지인지는 알 바 아닌 것이고 그래서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에 별 소리 다한다하는 반응을 보일망정 화형을 시키는 분노는 일지 않았으며 또 그렇다는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관대할 수 있었다. 별 상관 없으니까.. 오히려 농부의 마음 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지구는 둥글다지만 고작해서 열 마지기기 수준인 내 땅은 여전히 평평하다.

미디어 혁명이 어려운 이유

디지털이 불러 온 미디어 혁명시기에 전통 미디어들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다들 지금처럼 해서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살아남기 위한 변신을 추구한다. 뉴욕타임즈 혁신 보고서를 읽고 해외 미디어 동향을 살핀다. 자신의 기업에 적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팀을 짠다. 그러나 나의 결론은 “뭘 해도 잘 안될 것이다”이다.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느냐 반발하기 전에 각자의 내부를 살펴보라. 과연 희망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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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개혁

지금 전통미디어의 개혁시도는 콜로세움 개혁이다. 원래 조직원들의 상당수가 콜로세움에 오긴 했지만 전투장이 아닌 거대한 객석에 앉아 있다. 조직원들 중 일부나 외부에서 데려온 소수의 검투사만이 경기장 안에 내려가서 적과 싸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들은 적 뿐 아니라 객석에 앉은 관중들의 냉소와 무관심에 맞서 싸운다. 전통미디어 종사자들의 대부분이 소수의 개혁세력을 구경거리로 여기고 있어서다. 몇몇 말 많고 시끄러운 동료들의 엄살, 과장 또는 헛짓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그들의 노력이 구경거리로 전락하는 순간 도와줄 일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구경만 한다. 오히려 작은 잘못이라도 발견되면 맹비난을 쏟아낸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그런 결과 밖에 못 얻느냐고 야유를 보낸다. 가끔 왕좌에 앉아 있는 조직의 수장은 야유를 등에 업고 검투사들의 처형을 지시한다. 사실 콜로세움 내 사투에서 승리한다 해도 바뀔 것은 없다.

경기가 끝나면 객석에 앉아 있던 그들은 되돌아가서 여태 하던대로 산다. 아예 바빠서 콜로세움에 오지 않은 자들도 많다. 그런 식으로 취재하는 자, 제작물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자 그리고 그것을 퍼블리슁 하는 자들이 여태 하던대로 하는데 전통미디어 무엇이 바뀌겠는가? (인터넷 포털이라는 투쟁의 장에 소수를 보내놓고 나머지 대부분이 구경하고만 있는데 과연 무엇이 바뀔 수 있겠는가?)

왜?

왜냐하면 전통미디어 종사자 대부분이 이미 앞서 비유한 농부와 같아져서다.

그렇다. 과거 전통미디어에겐 생존 걱정 안해도 될 풍요로운 토지가 있었고 이미 그곳에 안착해버렸기 때문이다. 비록 이제는 과거처럼 그 땅이 풍요롭지 못하지만 그 땅 위에서 일하는 농부들인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할당된) 일조차 처리하기 바쁘고 힘들어서 달리 돌아볼 겨를이 없다.

미디어환경 변화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처럼 ‘그러거나 말거나 나와 상관 없는’ 소리고 설령 상관 있다 해도 당장 하는 일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른다. 호기심 반 동원명령에 따르는 것 반 강당에 모여 미디어환경변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졸다 나오면 끝이다. 일부 조직원들이 바뀌어야 산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그들을 콜로세움 바닥에서 싸우다 ‘죽거나 살거나 나와 상관 없는’ 이들로 여긴다.

설령 상관 있다고 느껴도 객석에서 뭘 해줄 수 있단 말인가. 그냥 구경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먼 바다로 나갈 생각도 능력도 없으니 그런거다. 이미 농부가 되어버린 이들에게 기존 패러다임의 부정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추구는 ‘내 알 바 아닌’ 일일 뿐이다. 그들이 미디어환경변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아무 말 없는 것을 동의해서 그런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그나마) 어떤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솔직히 대안이 쉬울 리 없다. 종의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은 생명체도 거의 없고 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도 거의 없다. 그렇게 쉽다면 위기가 아니다.

그러니 전통미디어가 혁신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영광을 재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기대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려고 뭐든 하는 것이 생명체고 조직 또한 끝까지 생존하는 적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할 수 없으니 몇 가지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을 시도해볼 것이다.

1. 일단 구명정(Unit)을 띄워라 

과거 거대했던 전통미디어기업들은 이제 방향타와 동력을 모두 상실한 낡은 배에 불과하다. 배를 고쳐서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구명정(Unit)을 챙기는 편이 빠르다.

구명정에 용기있는 선원들을 태워 배 밖으로 내려보내야 한다. 그들이 노를 젓고 작은 돛에 의존하면서 낡은 배를 빠져나가 새로운 활로를 찾도록 해줘야 한다. 활로를 찾으면 그 길을 따라서 이주해야 한다. (착각하면 안 될 것이 배가 목적이 아니라 항해가 목적이라는 것. 따라서 배는 수단에 불과하고 버릴 수도 있다는 것) 운 좋으면 낡은 배를 견인해서 계속 사용할 수도 있다. 당연히 성공확률은 낮다. 그래서 구명정에 타려는 선원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구명복을 입혀주듯 구명정이 뒤집혀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하고 원하면 다시 배에 올라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3년 동안 신사업 조직을 별도 법인처럼 운영하게 한다. 사내벤처 형태도 좋다. 약속된 3년이 되면 계속 항해를 할 것인지(하게 할 것인지 포함) 다시 배로 돌아올 것인지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그 정도 안전수단을 줘야 도전을 한다. 그리고 그런 도전이 반복되어야 좋은 선원이 나오고 그들이 모여야 새로운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해왔다. 삼성그룹이 어떻게 성장했는가? 현대그룹이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그룹 내 성장판은 시대별로 달랐다. 부차적인 시도가 어느 덧 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구명정이 되기도 했다. 비록 그런 기업들에 비해 전통미디어기업들이 규모와 자본력, 경험 모두에서 비할 바 못하게 초라하지만 그래도 검증된 방법이니 시도할만 하다.

다만 그 성공확률을 좀 더 높이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

1-1. 구명정(Unit, 신사업 조직)에게 권한을 줄 것. 실컷 선원을 모집해서 신사업조직을 만들고도 그들에게 자율권을 주지 못하면 안 된다. 사사건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려는 것은 구명정을 낡은 배에 묶어 두는 것과 같다.

1-2. 가급적 여러 구명정을 띄울 것. 리소스가 부족한 형편이지만 그렇다고 직원 수십 명이 없어 당장 망할 수준은 아니다. 아이템에 동의한다면 과감히 구명정을 내려보내야 하고 상황이 된다면 한꺼번에 혹은 짧은 기간 내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어야 한다.

1-3. 보급을 끊지 말 것. 정해진 기간 내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존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어 신사업 조직의 추진방향을 돌리려 하지 말고 오히려 기존 조직의 리소스 중 원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한다. 어설프게 시도하면 실패해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다.

1-4. 실패한 구명정을 견인하고 분석할 것. 성공확률보다 실패확률이 높은 것이 신규사업 프로젝트다. 실패할 경우 해당 조직이 추진해 온 것들을 분석하고 걷어들일 것은 걷어들여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그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지운다면 다음 구명정에는 아무도 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실패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축적한다면 실패한 구명정이라 해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

2. 끼리끼리 뭉쳐라. 

주변을 돌아보라. 아마 혼자만 힘든 게 아닐 것이다. 당연하다. 지금의 위기는 각 회사가 뭘 잘못해서 찾아온 것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 때문에 생긴 것들이니 주변 동종 회사들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이제 그들과 경쟁하는 데 들인 시간을 그들과 공조하는 데 들이는 게 나을 때다. 가뜩이나 부족한 리소스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시도를 얼마나 많이 할 수 있겠는가. 끼리끼리 뭉쳐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답이다.

신문, 방송도 큰 분류다. 경제, IT 전문지들끼리 모여서 공동VC를 만들고 함께 새로운 활로개척에 협력해야 한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어떻게 경쟁지와 그런 논의가 되냐고? 그래야 산다. 그래야 협업의 기회가 커진다. 비슷한 곳에서 비슷한 수준의 경쟁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영역에서 뭉치면 독보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이나 한국의 지상파방송사들이 공동 OTT를 만드는 것이 어떤 시장효과를 가져오는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것인지 생각해보자.

2-1. 먹을 게 없는 것부터. 본업의 경쟁은 계속하라. 될지 말지 모르지만 필요한 것에 대해 공동 협력 투자해보라. 먹을 게 생기면 싸운다. 그래와서 또 그렇게 된다. 먹을 게 별로 없어 보이는 영역에 대한 협력시도로 성공경험을 축적해야 시작 가능하다.

2-2. 회사를 만들자. 시장경쟁환경에서 동종업종 간 협력은 불공정 거래로 판단되기 쉽다. 이런 문제를 피하고 또 어느 정도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구명정을 혼자 내리지 않고 주변 이웃과 함께 내리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2-3. 핫라인. 새로운 협력에는 갈등 요인이 수없이 도사린다. 오해도 생기고 기존 조직의 반발도 크다. 이를 극복하려면 양 조직간 핫라인이 필요하다. 핫라인의 핵심은 인간관계다. 서로 잘 알고 또 해당 조직 내에서 발언권이 큰 사람들끼리 핫라인을 만들고 수시로 공조해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오너끼리 핫라인이 구축되면 영향력이 강해서 좋고 실무자끼리 핫라인이 개설되면 내용에 대한 이해가 깊어 좋다. 어느 쪽이건 인간관계에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곳을 메인 핫라인으로 삼고 나머지가 백업해주는 전략이 실용적이다.

3. 버티컬 서비스 전략에 집중하라. 

전통미디어 기업이 아무리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해도 미디어시장을 벗어나면 자본, 경험, 네트워크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처지다. 미디어시장의 한계를 벗어나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면 기존 확보 서비스 중 버티컬 서비스가 될 만한 것을 찾는 것부터 출발하는 게 그나마 나은 전략이다.

버티컬 서비스를 정의해보면 이렇다. 특정 영역에서 콘텐츠를 기반으로 특정 팬(Fan) 집단을 확보하고 그들이 다시 커뮤니티로 확대되어 on-line 또는 off-line 사업을 수용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IT 전문지라면 업데이트 되는 소식을 받아볼 독자가 있을 것이고 그들을 다시 몇 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보면 헬스, 교육, 건강 등 소그룹의 팬들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의 수는 적다. 대신 핵심고객이 될 가능성은 높다.

그들에게 기존 미디어보다 더 큰 효익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한 가입, 오프라인 행사 참석 등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전국의 당뇨환자에게 스마트헬스 정보 중 당뇨병 관련 된 것들을 멤버쉽 기반으로 지속 제공하고 이들을 초대하는 오프라인 행사까지 개최한다면 그 행사는 독보적인 가치를 갖게 된다. 당연히 협찬 등 관련 수익모델도 따라 올 확률이 높아진다. 골프, 자전거, 등산 등이 그런 대상 영역이다.

이제 우리는 학연, 지연을 뛰어 넘는 동호회 중심 사회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동질성을 확보한 커뮤니티를 미디어를 매개로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구독료, 광고수익을 넘어설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전략 또한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3-1. ‘핵심가치’ 확보가 우선. 사업성이 아무리 높다 해도 고객이 인정하지 않는 서비스는 의미 없다.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행사 그 무엇이든 고객이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Best Value’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시작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을 필요는 없다. ‘불편한’ 것만 찾아도 답이 보인다.

3-2. 내가,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것. 사업성이 있어 보이고 그에 접근하기 위한 ‘핵심가치’가 보여도 내가,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고민거리에 불과하다. 갑자기 Tesla나 apple과 상대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이 전제조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결국 시장 획정의 이슈다.

누구와 경쟁할 것인지의 문제다. 다만, 이 또한 M&A 또는 협력사업이라는 대안이 있음을 잊지 말자. 오히려 이 쪽이 답이다. 이미 유전자 안에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능력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맨 땅에 해딩하기보다는 작은 start-up에 투자하거나 인수하거나 그들과 협력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다. (물론 그들을 데려다가 기존 조직처럼 만드는 것은 대안을 잡아먹는 미련한 짓이다.)

+. 기존 조직에 대한 기대를 깔끔하게 접어라.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 방향을 정하면서부터 대부분 기존 조직을 ‘쫀다’. 교육을 하고 업무개선을 요구하며 실적을 점검한다. 그러나 대부분 소용없다. 처음 만들어진 기업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기존 조직은 이미 하던 일들이 있고 아직까지 그 방법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잡을 손이 없다.

농부가 이 땅이 둥글다는 데 관심이 없듯 그들은 지금도 힘들어 새로운 변인에 관심이 없다. 기존 조직은 기존 환경에서 최적화된 결과물이다. 작아도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훨씬 쉽다. 기존 조직은 그냥 두되 그들의 업무 프로세스 안에 새로운 경로를 여는 것에 협조하는 정도만 설득하는 게 현실적이다.

똑같은 기사작성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에서 하도록 해서 실시간 데스킹이나 온라인 퍼스트 퍼블리싱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 똑같은 제작방식이지만 모바일용 콘텐츠도 만들 수 있도록 낯선 스탭 몇 명이 현장에 함께 일하도록 눈감는 정도가 대안이다. 기존 조직을 쪼아봐야 사기만 떨어지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업에 대해 재정의해보는 것,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면서 계획할 것 등 몇 가지 경험들이 더 있지만 이미 충분한 잘난체와 잔소리를 했기 때문에 삼가기로 한다.

정리 삼아 한 마디만 더하면 이 몇 가지 제시된 대안들을 관통하는 방향이 ‘그러거나 말거나’ 세력을 포기하고 ‘각자의 생존과 이익에 밀접한 것’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조직을 통해 활로를 찾는 게 그나마 답이라는 거다. 본 기업을 위협하고 기존 조직원이 모두 부러워하는 신생조직을 만들면 성공이다. (이 대목에서 라인을 부러워하고 라인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네이버 직원들이 떠오른다) 그 다음엔 그 새로운 배에 옮겨타거나 그 배가 낡은 배를 끌고 가게 하면 된다.

이게 현재 우리의 최선이다.

asparagus About asparagus
asparagus 백합과 다년생 식물로 우리가 먹는 것은 4월 쯤 올라오는 새순. 아스파라거스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산. 우리에게는 숙취해소 음료로 알려졌지만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뿐 아니라 피로도 풀어주고 체력도 강화해주는 건강식품. 비록 혼자서는 밍밍한 재료지만 베이컨, 토마토, 고기, 파스타 등과 어울리면 보기도 좋고 향도 좋고 무엇보다 몸에 좋은 아스파라거스처럼 어울림 속에서 듬직한 가치를 제공하는 새순이 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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