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Topping

맛있는 미디어, 미디어토핑.

풍문으로 들었소 – 넷플릭스 코리아

알았어.. 알았어.. 오나보네.

몇 번째 소문이지 모르겠다. 넷플릭스의 승승장구 소식이 좀 나온다 싶으면 어김없이 한국 진출 이야기가 들린다. 처음에는 뭔가 큰 놈이 온다는 느낌과 함께 진짜? 언제? 했었는데 몇 번 들리고 그 사이 정보가 구체화되면서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오나보네..

netflix-globe-repositioned

<gigaom.com>

2016년 봄 10$

이미 일본에 진출을 결정한 넷플릭스(일본은 넷플릭스가 해외에 개척한 53번 째 시장이다.)로부터 조금 업데이트 된 소식이 들려왔다. 2016년 봄에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열것이며 그 가격은 미국 달러로 10$일 것이란다. 흠.. 정보가 조금 더 업데이트 되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왜냐면 이 간단한 소문이 가능하게 하는 몇 가지 숨은 이야기가 있어보여서다.

Netflix-Japan

<www.netflixed.com>

누구를 만나고 있을까?

구체적인 한국 내 서비스 개시 시점이 언급된다는 것은 지금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냥 서비스를 개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어 메뉴를 만드는 가장 간단한 일부터 결제수단 확보, 상품 설계, 로컬 콘텐츠 확보, 프라이싱과 패키징, 마케팅 포인트, DB와 서버 설치 위치,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한 조직 세팅 등 여러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결정이다. 물론 넷플릭스는 이미 여러 번 해봐서 메뉴얼화 되어 있겠지만 한국 시장은 한국 시장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운 방식으로 스케쥴을 짤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잘 안된다. 미국에서 반향을 일으킨 크롬캐스트를 보라. 한국에서 마케팅 제휴도 하고 했지만 기사 생산량에 비해 실제 판매, 이용은 저조하다.) 이래 저래 현지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 형태는 마케팅 파트너가 될 수도, 플랫폼 제휴일 수도 아니면 로컬 콘텐츠 홀더와 협력 모델일 수도 있다. 이미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단다. 우리 중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누굴까?

20150407205053107700

 http://www.ajunews.com/view/20150407204935352

기능적 관점에서 먼저 떠오른 곳은 홈초이스다.(지금은 사명을 케이블TV VOD로 바꿨다.) IPTV 득세 속에서 조급하기도 하거니와 MSO 연합체의 힘을 내세워 VOD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 방이 필요하니까. N스크린까지 해결하고 독점적 콘텐츠를 내세우면 그럴 듯한 그림이 그려진다.

maxresdefault

다음으로는 KT다. 그러고보니 ‘HOUSE OF CARDS’를 독점 공급한다고 마케팅하는 것이 심상치 않다. KT 입장에서 보면 지상파 콘텐츠만으로는 타 플랫폼 사업자 대비 차별성이 없고 그렇다고 모든 콘텐츠를 자체 조달하는 것도 ROI 이슈가 있으니 넷플릭스와 제휴를 검토해볼 만 하다. 실제 영국의 사례처럼 유료매체와 넷플릭스의 궁합이 잘 맞기도 하다.

20141127172856_5093

또 넷플릭스 코리아 파트너 용의선상에 떠오르는 곳은 CJ 그룹이다. 비록 티빙이나 빙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OTT라고 M&A가 없겠는가? 넷플릭스에 방송 콘텐츠도 있지만 기본 성격상 영화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고 한국의 로컬 영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키 플레이어는 CJ E&M이니 말이 되는 의심이다. 더군다나 티빙은 CJHV의 자식이지 CJ E&M의 자식이 아니지 않던가?

Hoppin_logo_959_487_c1

더 있을 수도 있지만 마지막으로 상상해보는 현지 파트너는 SKT/P 쪽이다. Btv와 Btv mobile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효과에 그룹에서 오랫동안 추구해 온 미디어사업 영역으로 확장 아니던가! 호핀으로 끌어 모은 로컬 영화, 방송 콘텐츠를 더해 쓸 수만 있다면 이 역시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된다.

혹시 여태 거론된 사업자들이 아닌 그 누군가가 있어서 이쯤에서 나의 추정에 조소를 날릴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 내 상상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있겠다. 나중에 깜짝 놀라게해줄 수 있을테니.

10$? 만 원?

소문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게 될 때 그 형태는 ‘광고 없이’ ‘한 달에 10$’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과 같다.

이 지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한국에서 10달러, 만 원을 받겠다고? 할 수 있으면 해보시지. 유료방송 요금보다 비싸면 비쌀텐데 누가 얼마나 가입하겠어? 오타쿠 몇 만 명이면 끝 아니겠어?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거야.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잠재적인 구매층이 의외로 넓을 수 있다. 이른바 1인 가구들 그리고 넌리니어 시청이 더 편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넷플릭스는 TV가 아니다. 영화다. 이들은 영화 한 편 값으로 무제한 영화 시청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유료매체와 비교할 때 없던 가격 경쟁력이 갑자기 생긴다. 어차피 밤 늦게 들어와서 볼 수도 없는 유료매체보다 아무 때나 무제한으로 미국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HOUSE OF CARDS’나 ‘MARCO POLO’ 같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대작을 볼 수 있다면 그게 더 낫다고 판단할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

crystal-ball-660x528

<http://www.wired.com/2010/06/darpa-wants-to-predict-deadly-pathogens-with-prophecy/>

또 하나 변수가 있다. 이들이 과연 한국 콘텐츠 시장의 황폐함을 몰라서 이렇게 가격을 세팅하려는 것일까? 이 또한 추측이지만 어쩌면 그들의 손에는 다른 수단이 들려 있을지도 모른다. 불법 콘텐츠 유통 단속권.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한 곳들은 주로 헐리우드 스튜디오들과 영화사들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넷플릭스가 한국 내 불법 콘텐츠 유통을 단속해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 효과의 일부를 넷플릭스로 가져와 수익화 한다면 넷플릭스와 이들 저작권자 모두 윈윈하는 것이다. 따라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시점보다 앞서 불법 콘텐츠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시장진입조건 정비니까.

이런 저런 조건을 고려해볼 때 어쩌면 만 원 씩이나 내고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

되돌아보는 넷플릭스의 강점 그리고 끼칠 영향들

넷플릭스의 특징이자 장점을 꼽아보자.

먼저 광고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OTT 서비스나 유료매체에서는 서비스 이용대가를 내도 광고를 보게 된다. 극장 영화도 케이블 VOD도 모바일 IPTV도 그렇다. 그런데 잘나간다는 플랫폼 넷플릭스가 한 달 10$ 내면 무제한 시청에 ‘광고도 전혀 없다’면 고객들이 ‘멋지다’며 좋아하다가 기존에 돈도 내고 광도도 보라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될지 모른다. 넷플릭스가 성공하면 시장 내 서비스도 ‘광고기반 무료’와 ‘Subscription 형태의 광고 없는 서비스’로 양분될 것이다. 더 이상 짬짜면 같은 서비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플랫폼 가치를 이렇게 설명한다. 넷플릭스는 “동일한 시간에 얼마나 많은 유저를 모으느냐가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가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사랑받느냐가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이게 무슨 말이냐면 콘텐츠에 있어서 재탕 삼탕 오탕 육탕을 해서 사온 값을 다 건져내는 서비스라는 의미고 그만큼 콘텐츠 공급자에게 진한 벨류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이미 전 세계 주요 미디어시장 중 50여 개 국가에 진출한 플랫폼이다. 그것도 유료로. 매출은 콘텐츠 이용 결과에 따라 나눠진다.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사업자의 입장에서 점점 매력적인 플랫폼이 되고 있다. 추가로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도와 도구를 가지고 있다. 제한된 콘텐츠로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시작했겠지만 그 덕에 같은 콘텐츠를 다양한 시각으로 큐레이션 하고 고객의 기호를 분류하고 그에 맞게 추천하는 능력과 경험이 쌓였다. 이거 배우고 싶어하는 사업자들 많다. 넷플릭스의 플랫폼 가치는 콘텐츠 가치와 교환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들이 로컬 콘텐츠를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경쟁 플랫폼들은 이걸 따라하느라 정신 없을 것이다. 한 순간 미디어시장은 넷플릭스 따라하기 열풍에 사로잡힐 것 같다.

한 가지 더 떠오르는 것은 TV다. 미국의 사례나 크게 봐서 일본까지도 TV + OTT 또는 PC에서 미디어 소비하는 비중이 높지 모바일까지는 아직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국내 영향력을 제한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반대로 TV에 있어서 OTT 소비를 크게 늘려줄 가능성도 보인다. 그간 TV 중 50% 이상이 컨넥티드 TV로 팔려나가도 그 스마트TV를 APP까지 연결하거나 스마트TV 용 APP을 통해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고객은 3~5% 사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런데 넷플릭스라는 유명 스타가 그 관심을 깨워낸다면… 모른다.. 그간 보급된 스마트TV나 OTT 서비스들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삼국 통일과 당나라 군대 

502신라-1김춘추-황산벌

<http://bookdramang.com/797>

확인도 되지 않은 루머를 가지고 너무 많이 떠들었다. 급히 마무리를 해보려 했으나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이 떠올랐다. 바로 넷플릭스 코리아를 두고 벌어질 사업자간 이합집산의 향배에 대한 궁금증이다. 넷플릭스가 아무리 대단해도 한국의 미디어 환경이 너무 너무 척박해서 감히 뿌리 내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 들어오거나 말거나가 답이다. 그런데 그 척박한 환경에서 뭐라도 해보려고 꿈틀거리는 여러 사업자군 입장에서 보자면 넷플릭스는 좋은 원군이 될지도 모르고 무서운 적이 될지도 모르는 변수다. 마치 삼국통일을 위해 사생결단을 내리다가 당나라 군대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던 역사의 어느 한 장면처럼 넷플릭스 한국진출은 넷플릭스와 제휴를 위한 경쟁과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OTT 주권을 주장하는 진영의 연합 그리고 방어진지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변수가 넷플릭스 코리아 진출 루머다.

사실로 드러나고 나면 별로 할 말이 없을지 모르지만 루머이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고려되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소재삼아 미디어토핑의 다른 토퍼들을 연석으로 호출해볼까 한다. 어수선한 소문발 산문의 바통을 OTT 전문가 ‘Onion’님에게 넘긴다. 저항말고 받으시라.

asparagus About asparagus
asparagus 백합과 다년생 식물로 우리가 먹는 것은 4월 쯤 올라오는 새순. 아스파라거스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산. 우리에게는 숙취해소 음료로 알려졌지만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뿐 아니라 피로도 풀어주고 체력도 강화해주는 건강식품. 비록 혼자서는 밍밍한 재료지만 베이컨, 토마토, 고기, 파스타 등과 어울리면 보기도 좋고 향도 좋고 무엇보다 몸에 좋은 아스파라거스처럼 어울림 속에서 듬직한 가치를 제공하는 새순이 되고싶습니다.

« »

© 2017 MediaTopping. Theme by Anders Noré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