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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가 활로를 찾기 위해 풀어야 할 딜레마

지난 번 글이 나간 후 모바일 동영상 이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모바일로 비디오를 보는 사람의 숫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데 모바일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푹, 티빙, 호핀 같은 국내 대표 OTT비디오 서비스들은 왜 성장 정체에 부딪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The Rise of Mobile Video

전체적으로 모바일로 동영상을 이용하는 사람과 이용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정 서비스의 이용자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번째, 각 서비스 가입자들이 과거에는 모바일 외 다른 스크린을 이용했었는데, 지금은 모바일로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 푹, 티빙, 호핀 모두 PC, 모바일 양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추론이 가능하다. 각 서비스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1~2년 전만 해도 PC 트래픽이 더 컸는데, 지금은 모바일이 더 크다고 하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 내 스크린 이동만으로는 지난 2년 사이 동영상 이용 건수가 400% 증가한 사실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두번째 이유가 필요한데 계속 늘고 있는 모바일 동영상 이용자들은 푹, 티빙, 호핀이 제공하는 기존 방송사나 영화사에서 만든 소위 RMC라고 불리우는 콘텐트를 돈을 내고 보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투브, 네이버, 다음 같은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 서비스들이다. 아래 코리안 클릭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유투브가 대표적인 short clip 기반 동영상, 네이버와 다음이 대표적인 포털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들의 규모와 이용 시간이 푹, 티빙, 호핀이 포함된 VOD 기반 동영상 이용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이용 패턴

사실 유료 서비스가 무료 서비스보다 이용자를 더 끌어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통 3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들은 많은 이용자들에게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비싼 요금제를 써야 하거나 다른 상품을 이용해야 하는 제약 조건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위 그래프의 VOD 기반 동영상 이용자에는 이통 3사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도 포함되어 있다). 왜 그럴까?

최근 이 질문에 실마리를 줄 수 있는 기사를 읽었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존 방송사(MBC, SBS,CJ E&M, JTBC 등 종편 4사) 들이 14년 12월 1일 유투브에 클립 공급을 중단하고, 네이버에만 클립 공급을 하면서 유투브와 네이버, 다음의 UV 트래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기사다.

SBS 유투브서비스 중단 화면

이 기사를 보면 PC에서 유투브의 UV 숫자는 12월 1일을 기점으로 확 준 뒤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그 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

SMR클립 서비스 중단 후 유투브 트래픽 변화

2주 뒤 트래픽 변화를 다룬 후속 기사를 보면 이런 경향은 좀 더 분명해진다. PC UV는 12월 첫 주를 기점으로 줄어든 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UV는 오히려 계속 늘어나고 있다.

SMR 효과

결론적으로 방송사들이 유투브에 클립 동영상 공급을 중단한 후 PC에서는 방문이 줄었지만 모바일에서는 크게 영향이 없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지 좀 거칠더라도 추론을 해보자.
최근 Buzzfeed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콘텐트를 보게 되는 가장 큰 경로가 검색과 공유라고 한다. SMR의 클립 공급 중단이 유투브 PC와 모바일 트래픽이 달랐던 이유를 PC에서는 검색의 중요성이 더 큰데 비해, 모바일에서는 소셜 플랫폼을 통한 추천/공유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방송사들이 유투브에 공급을 중단한 콘텐트는 자사 방송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담은 3~5분 정도 길이의 동영상 클립들이다. 사람들이 이 클립들을 보게 되는, 즉 관심이 생기는 주요한 경로는 연예 뉴스나 소셜 플랫폼의 추천/공유 포스트를 통해서 일 것이다. 만약 UI가 서비스 간 이동이 모바일 대비 훨씬 편한 PC 환경에서라면 자신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건 그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 동영상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서비스인 유투브로 이동했을텐데, 유투브에 그 동영상이 없거나, 쉽게 검색되지 않으니 그 다음부터는 네이버, 다음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반면 유투브 모바일의 트래픽이 줄지 않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유투브에 들어올 때는 소셜 플랫폼의 추천/공유 링크를 타고 들어오기 때문이 아닐까? 즉 검색이 필요 없이 공유된 경로를 타고 들어왔기 때문에 검색 결과 없음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사실 모바일 환경은 PC에 비해 스크린이 작고 인터랙션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검색 보다 공유가 훨씬 더 큰 파워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공유라는 것이 검색과 달리 자신의 관심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검색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심이 먼저 있어야 하지만, 공유는 자신의 관심이 아니라 타인의 관심에 의존적이다. 즉 사람들은 (자신은 관심이 없었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동영상을 소셜 플랫폼에서 발견하고, 시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모바일에서 동영상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이 공유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OTT 비디오 서비스가 모바일에서 이용자를 크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공유가 많이 되어야 할텐데, 지난번에 쓴 “모바일 최적화 비디오 콘텐트란 과연 무엇인가” 포스트 댓글에 제안되었듯이 “티빙이나 호핀, 기타 IPTV 3사의 프로모션 방식은 Facebook, Twitter 등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해 끊임 없이 소비자에게 1차적으로 뿌리고 거기에서 ‘흥미 있음’을 확인한 링크를 타고 동영상 서비스 포탈로 유입하는 전략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접근법”인 것일까?

사실 이러한 전략도 쉽지 않은 것이 각 서비스 운영자들이 콘텐트 하이라이트 클립을 소셜 플랫폼에 열심히 퍼나른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추천/공유해주지 않으면 수많은 포스트 사이에 묻혀 버리게 된다. 그런데 이런 OTT 비디오 서비스가 퍼나른 동영상 클립은 사람들로부터 공유/추천받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결국 그 클립이라는 것이 결국은 유료 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자신의 추천/공유가 상업적 행동으로 오해받기 싫어하는 이용자들은 추천이나 공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RMC를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 주요 BM인 OTT비디오 서비스들이 모바일에서 이용자를 계속 확장하기 어려운 이유는 모바일 비디오 트래픽이 만들어지는 핵심 기제인 사람들의 자발적인 공유/추천과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들이 어떻게든 이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 때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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