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 “미국 미디어 사업자들의 연이은 OTT 비디오 사업 진출 발표, 그 이유가 궁금하다”에서 보았듯이 미국에서는 OTT 비디오 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다양한 미디어 사업자들이 OTT비디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들리는 얘기로 한국의 대표적 OTT 비디오 서비스들은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아 고민이라고 한다. 푹(Pooq), 티빙(TVing), 호핀(hoppin)같은 한국의 대표적 OTT 비디오 서비스들 모두 같은 고민에 직면해 있는 모양이다.

물론 한국의 미디어 시장은 구조적으로 OTT 비디오 서비스가 자리 잡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들은 미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처럼 가격 경쟁력이 없다. 미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 바로 저렴한 가격인데, 한국에서는 케이블TV나 IPTV같은 유료방송 서비스를 월 일이만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고 OTT 비디오 서비스도 그닥 큰 차이가 없다. 이렇다 보니 유료방송 평균 이용 요금이 7만원이 넘는데 비해 OTT비디오 서비스 만원 이하로 제공되는 미국처럼 OTT 비디오 서비스가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

둘째는 경쟁 이슈인데, 이통 3사가 LTE 데이터 필요를 자극하기 위해 무료 혹은 염가로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그처럼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지 못하는 티빙, 호핀 같은 OTT 비디오 서비스가 이용자를 늘이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뺏기지 않으면 다행일 지경이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를 모회사로 가지고 있는 푹은 콘텐트 독점권을 지렛대삼아 이통3사의 모바일 IPTV 서비스에 입점해 있어 상대적으로 티빙, 호핀 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자신들이 직접 모은 가입자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 구조적 문제 외에도 이용자 경험 관점에서도 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는 미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에 비해 결정적 약점이 있다. 그것은 TV로 스트리밍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미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 이용자들은 PC나 스마트 폰/태블릿 외에도 다양한 기기(Roku box, 게임콘솔, Blue-ray player 등)를 이용해 TV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훌루 스트리밍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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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는 TV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미국 시장에서는 Xbox가 8천만 대, 애플TV가 2천만 대, 하물며 Roku box도 5백만 대가 보급되어 있는데 비해, 한국은 게임 콘솔도, 스트리밍 디바이스도 큰 인기가 없다. 작년 5월 크롬캐스트가 국내 출시되면서 잠깐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한국에서의 크롬캐스트의 반짝 인기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트를 볼 수 없다는 이슈도 있엇다. 티빙은 지상파 방송사의 반대로 지상파 방송사의 실시간 채널과 VOD 모두 TV 스트리밍을 막았다(호핀의 경우 지상파 프로그램 VOD의 TV 스트리밍을 막지는 않았지만 지상파 방송사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다).

티빙은 크롬캐스트 외에도 티빙스틱이라는 TV Streaming Device까지 만들어 보급하고 있으나 그 판매 역시 시원치 않다고 한다.

티빙 스틱

이용자들은 아직도 비디오는 TV로 보고 싶어한다. 더구나 그 비디오가 1시간 이상의 길이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TV 프로그램, 영화 같은 RMC(Ready-Made Content) 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모바일 폰에서의 동영상 이용은 “다른 행동으로 전환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콘텍스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한 많은 활동 중 영상 시청 비중은 4.6%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수많은 행위 중 6번째 수준의 sub activity에 불과(통화/문자 카톡, 34.2% > 인터넷 26.6% > SNS 12.3% >게임 8.7% > 음악 5.9%)하다. 따라서 모바일 폰에서 동영상 감상은 1시간 이상 집중을 요하는 RMC 보다는 잠깐 잠깐 시간 날 때 볼 수 있는 짧은 클립형 콘텐트나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콘텐트가 더 잘 어울리는 것이다.

따라서 RMC 중심으로 콘텐트를 제공하는 한국의 OTT 비디오 서비스가 지금의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 좀 더 대중화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TV로 스트리밍할 방법을 찾아 이를 고객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TV라는 단일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는 유료 방송과 달리 멀티 스크린을 지원하는 OTT 비디오 서비스의 강점을 어필하고, 또 콘텐트를 각 스크린을 맥락에 맞게 제공할 수 있다면 앞서 보았던 시장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를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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