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經濟)는 쉽지 않다. 결코.

그러니 경제 현상을 알리고 분석하는 경제 기사라도 쉬워야 할텐데 꼭 그렇지가 않다. 읽다가 오히려 길을 잃는 경우가 꽤 많다.

많이 안타까운 것은 경제 기사에 일종의 프레임(frame)이 생겼고 그것이 견고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vs. 진보의 프레임이 경제 기사에서도 대립한다.  어떤 경우엔 보수 vs. 진보도 아니다.  그냥 친정부 vs. 반정부의 프레임이 되어 볼썽사나운 경우가 많다.

필자가 좋아하지 않는 경제 `논객(?)`이라는 사람 가운데엔 부동산 가격 폭락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소득에 비해 너무 높아서 서민들을 고통에 빠뜨릴 뿐이니 폭락해야만 한다고 한다. 폭락.  매우 선정적이고 선동적인 말이다. 동학혁명, 뭐 그런 분위기 아닌가. 그렇게 해서 나랏님도 못 막는다는 디플레이션이 오면 어떻게 할 건데, 싶다. 그는 그저 이 정권이 싫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분들은 `경제`라는 것을 빼고 그냥 정치만 논하시면 좋겠다.

아예 이런 구도도 뛰어넘어 언론을 먹여 살리는 기업의 이익을 대놓고 대변하느냐 슬그머니 대변하느냐 정도의 입장만 갖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이 보인다. 기업들의 규제를 풀어주고 세금 혜택을 더 주어야 투자도 하고 일자리도 늘리지 않겠느냐고 한다. 이 말만 놓고 보면 맞다. 그러나 기업들이 지금 여유가 없어 투자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는가. 이런 기조의 신문은 어제 오늘 자에도 불안정한 고용 형태인 비정규직에 대한 종합대책이 어떻게 나올 지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는 고용경직성이 매우 크고,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때문에 기업들이 위축되고 있다”고 쓴다. 아연해진다.

또한 속보성이 강화되는 온라인 시대의 경제 뉴스는 신속을 기하려다 부정확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뉴스로 한 기업의 주가가 순식간에 폭락하기도 하고 급등하기도 한다는 것. 정정 기사를 내도 독자들은 첫 기사를 마치 첫 사랑마냥(!)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부지런한 네티즌들은 그 기사가 났던 웹페이지를 저장해 뒀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 흘려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mushroom, 당신은 경제 기사를 제대로 읽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건가?  아니다, 그렇게 한 두 가지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쉽게도 없다.  다만 `속지 않아야 할` 경제 기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들려드릴 수 있다. 20년 가까이 이 계(界)에 존재하며 온갖 자료를 읽어댔고 사건을 접했고 사람들을 만났고 질문을 해댔다. 전문가와 사기꾼들 섭렵하며 겪은 시행착오로부터 나온 참기름 엑기스같은 진실이 몇 방울 있기에.

특히 요즘은 정부의 경제 살리기 의지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이 때문에 뭔가가 크게 오해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매우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세금은 더 걷지 않겠다고 한다. 무슨 화수분 같은 금고라도 갖고 있지 않는 한 증세없이 재정 지출을 늘리는 건 나라 가계부에 펑크만 내는 일일텐데..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제도 손보기 등으로 세원을 더 확보해보겠다고 했지만 올해 세수 진도율은 작년보다 낮다.

그리고 정부가 이만큼 많이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 할테니 통화당국, 당신네도 기준금리를 내려서 맞박수를 치라고 자꾸 압박해댄다. 일본을 따라가선 안된다면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정부랑 딱 한 편 먹고 움직이는게 부러운 모양이다.

그 중 오늘 들려드리고 싶은 얘긴 금리,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基準金利) 이야기다.

중앙은행은 그 나라 돈(화폐)을 발행하고 그 돈의 양(화폐량)도 조절하는 곳을 말한다. 미국이나 홍콩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관`이다.

돈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갖고 있는 수단이 바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돈의 값, 즉 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하면 경제학의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금융권에 도는 돈의 양은 줄어든다. 내리면 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구할 때 드는 비용이 줄어드니 화폐량도 늘어나게 된다. 또한 돈의 양이 늘어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물건값, 즉 물가가 올라가게 된다. 독일에서 세계대전 이후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나타났을 때 돈의 가치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쓸모가 없었고 불쏘시개로 쓰이기도 했었다.

서론이 길었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다. 그렇다면 금리와 경제의 기운, 즉 경기(景氣)는 대체 어떤 관계에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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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오직 경기 살리기라는 일념뿐이다. 부동산 시장이 한겨울에 여름 옷을 입고 있다며 대출, 재건축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줬고 “척하면 척“이라며 한국은행에 쓰리쿠션 금리인하 압박을 넣었다. 한은은 지난 8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연 2.0%까지 내렸다. 부동산을 레버리지 삼아 경기를 살리려는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기본 구도는 확실하게 굴러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건 `시장`이라고 표현되는 주체들이 등장하는 기사들이었다. 채권, 외환, 주식 등 금융 시장 동향이나 전망을 전달하는 기사들에선 과연 그게 누군지 알 수 없는 `시장`이라는 주체가 생각을 하고 그걸 표현도 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시장 참여자를 대표하는 말일 게다. 그런데 그들은 주구장창 금리인하를 요구한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증권사에서 나오는 데일리(시장 흐름 하루치를 담아서 분석, 전망하는 보고서를 이렇게 말한다)에서 특히 이런 표현이 춤을 춘다. 오늘 시장이 내린 건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인을 줬기 때문이라든지,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에 오랫만에 주식을 사고 있다든지 이런 표현을 클리셰(cliche)처럼 한다. 문제는 담당 기자들이 이걸 그대로 받아쓴다는데 있다.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없이 증권사 시각을 `시장`이라는 주체에 담아 그대로 베껴쓴다.

최경환 부총리는 취임 전후로 “우리나라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물가는 하향 안정돼 있겠다 “척하면 척”이라면서 나랏돈을 46조원이나 풀어 경기를 살리려는 정부에 발맞춰 한은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한은의 독립성을 건드리는 발언도 했다.

처음엔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낮춘다는 건 부채 증가를 어느 정도 감수한다는 뜻” “가계부채 증가는 중기적으로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지만 이후엔 이런 발언도 자취를 감췄다.

물론 정부와 한은이 정책적으로 한 방향을 보지 않는 것도 나라 경제에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또 금리인하 얘기가 나오는 건 위험천만하다.

중국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고, 일본은 돈을 찍어서 푸는 양적완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도 여력이 있으니(0%는 아니니까!)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부추기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미 금리를 내려서도 소비나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돈이 돌지 않는 결과를 확인했다. 효과가 별로 없었단 얘기다. 그리고 금리는 내릴 때보다 올릴 때가 힘들다. 저항과 충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마 올해 한 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가 더 남아 있으니 이 때까지는 `금리 소동극`을 계속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가계부채는 1060조원을 돌파했다. 당장 급하니 주택을 담보로 사람들이 돈을 빌려쓰고 있다. 그리고 소득 증가율은 부채 증가율을 결코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늘고 그래서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아닌데 `돈`만 늘려보는 정책은 외줄타기 공중부양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증세와 복지 얘기로 경제 기사 얘기 2탄, 3탄을 이어가 볼 예정이다.  아무도 안 보신대도 오라잇!

mushroom About mushroom
균류(菌類)인 버섯은 생물계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인간에게 유용한 먹을거리. 식용보다 비(非)식용의 외모가 멋진, 약간은 요사스러운 존재다. 스머프나 후토스(Hutos) 등에선 집의 재료, 슈퍼마리오 게임에선 먹으면 활력이 나는 아이템. 미디어와 저널리즘에 있어서도 유용하지만 긴장감도 유발하는 요사스러움을 갖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