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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태블릿 시장, 교육의 본질을 생각할 때

땅이 좁고 자원이 풍요롭지 못한 산업사회에서 경쟁은 우리에게 일상이 되었다. 그런 극심한 경쟁을 겪어낸 어른들은 자식들을 잘 길러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고, 자식이라도 경쟁 환경에서 벗어나 편하게 살게 하기보다는 좋은 학벌과 인맥을 무기로 경쟁력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부모들의 신념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교육 열풍을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교육시장의 규모는 무려 20조 정도로 부풀려 있다. 사교육을 통한 자녀 교육은 부모들에게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자녀를 가르치고 있다.

언론에서도 우리나라의 교육 시장을 객관적으로 다루기보다 기업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홍보성 기사를 더 많이 목격할 수 있다. 공교육이나 EBS에서 스마트러닝이 도입된다고 하면 곧 스마트러닝 시장이 황금알을 낳을 것처럼 보도가 이어진다. 그러나 공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교육부의 정책에 대한 검토와 함께 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시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보는 분석이 그리 많지 않다. 학계에서도 공교육은 연구 대상이 되지만 사교육은 연구 대상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높은 사교육의 열기를 볼 때 의외로 부족한 부분이다. 유웨이, 진학사와 같은 입시 컨설팅 업체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목요연하게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데이터들은 좋은 특목고와 SKY 대학에 잘 들어갈 수 있는 입시 전략을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나마 그 데이터는 높은 상담료를 지불하는 일부 계층에만 제공된다.

본 고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키즈 태블릿 시장을 들여다보려 한다. 3세부터 7세까지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영유아 교육시장은 무려 3조원 정도 된다. 부모들은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른 시기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영어를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에 아이를 노출시키기 위해 비싼 대가를 기꺼이 지불한다. 영유아 교육시장은 크게 학습지, 아동도서, 학습 교구재, 온라인 콘텐츠 시장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유아 학습지 시장이 5천억원 정도로 가장 크다.

기존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콘텐츠 시장은 한솔교육의 재미나라와 KT의 지니키즈가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2009년 스마트 단말기가 보급되기 시작하자 온라인 교육 콘텐츠 시장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 시장이 PC에서 모바일 단말기로 확장될 것을 기대하고 교육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던 한솔나라, 교원, 대교, 웅진 같은 기업 외에 CJ, LG, 삼성 같은 대기업이 키즈 태블릿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교육 전문 기업은 포화 상태가 된 학습지 시장 상황에서 기존 회원의 이탈을 방지하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키즈 태블릿 시장에 진출했다. 대교CNS는 꿈꾸는 달팽이 키즈 교육탭을, 교원은 올앤지(ALL&G)패드를, 웅진은 북클럽 서비스를 내놓았다. 교원의 경우 자체 단말기와 수많은 교육용 콘텐츠를 앱으로 탑재하며 과감한 시도를 한 셈이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스마트 단말기의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 콘텐츠 시장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자사의 마케팅 역량과 유통망의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하려는 목적이 컸다. 삼성전자 ‘갤럭시탭3 키즈 마법천자문’, LG전자의 ‘키즈패드2’, CJ에듀케이션즈의 ‘나는생각’이 대표적이다.

교원

중간 점검 결과를 말하자면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대기업의 경우 이 시대에 교육이 담아내야 할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장성만 보고 성급하게 뛰어들었고, 교육 전문 기업은 IT의 특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주 구매자인 엄마들의 생각을 간과하고, 그리고 주 이용자인 아이들의 경험을 흡수하지 못한 결과이다.

먼저 교육전문기업은 교육 콘텐츠의 우위는 가지고 있었지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조직 문화, 안정적 캐쉬 카우의 존재,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이해 부족, 새로운 유통망을 개척하려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 등이 실패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이를 가진 집에서는 대개 학습지 한두 개는 시키고 있다. 학습지를 구독하는 아이들에게 교사와 면대면 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은 교육전문 기업에게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어 왔다. 학습지를 구독하는 아이에게 아동도서나 다양한 교구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정적인 캐쉬 카우를 기반으로 한 조직 문화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키즈 태블릿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효율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우선 절실함이 없다. 혁신을 하지 않아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 태블릿 기반의 교육 서비스는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 분야의 전문 인력을 수급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전문 기업은 학습지를 구독하는 기존 회원에게만 태블릿을 판매하려는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기존 회원 외에 신규 회원을 확보하려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태블릿을 통해 제공되는 양방향 서비스 플랫폼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

LG Kidspad

반면 대기업의 경우는 교육 철학을 고민하지 않고 양방향 교육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성장 가능성만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 유명 작가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마법천자문을 탑재하여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여 자체 단말기와 연계 판매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마케팅도 시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구매자인 엄마들은 그동안 사교육시장에서 교육전문기업이 쌓아올린 면대면 교육 서비스만큼 단순히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교육 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을 갖지 못했다.

아이의 교육비를 지불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키즈용 태블릿에서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고 태블릿을 활용하여 교육 콘텐츠를 다양하게 이용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전통적인 독서가 아이에게 더 낫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면대면 티칭 대신 온라인 방식으로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최종 의사 결정자인 엄마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부모 관리 모드와 아이들 모드가 달라 부모들이 계획에 따라 아이들을 가이드할 수 있고, 아이들 역시 프로그램에 따라가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아이와 부모에게 주도권을 넘기고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못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아이와 부모가 지속적으로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키즈 태블릿은 학습지나 교육용 교재의 보완재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면대면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 기구의 특성이 컸던 것이다. 또한 태블릿을 공급한 후 기업이 새로운 앱을 만들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터해주어야 하는데, 내수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아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규모의 기업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다. 대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지만 온라인 교육 사업에서 수익이 즉각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경우 태생적으로 교육 전문 기업이 아닌 대기업은 기다릴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빨리 포기를 선언한다.

최근 스마트 단말을 이용한 스마트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보급이나 인프라 구축에만 관심을 갖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본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에 맞는지부터 먼저 고민해야 한다. KBS나 EBS에서 Flipped learning을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한 적이 있다. 집에서 미리 온라인으로 강의를 보고 학교에서는 토론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교실에서 교육의 질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서로 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온라인 교재는 사전에 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교사들이 능동적으로 학습 자료로 활용할 만한 자료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어떻게 온라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논의하며 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보완재로 사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하버드 대학이나 스탠포드 대학의 유명 교수가 온라인으로 강좌를 공개하여 우수한 학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많은 대학 교수들이 강좌를 오픈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엄청난 진입장벽을 거쳐야 들을 수 있는 강의를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얘기하는 것처럼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일까? 한계비용 제로 사회가 가까울수록 학습 공동체가 수평적 권력을 나눠 가지면서 지식의 축적보다는 비판적 학습 역량을 키우고 공유 사회에서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를 논의하는 사회로 넘어간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 것일까.

여러 유형의 교육 서비스 가운데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이러닝, 스마트러닝은 우리 사회의 교육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지 않은 채 사업의 대상으로만 접근할 경우 변화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spinach About spinach
엽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탈모와 뇌건강에 좋은 시금치!! 우리나라는 시금치를 나물로 즐겨 먹고 잡채, 된장국에 넣기도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대량재배하지만, 포항초와 섬초와 같은 시금치는 자연상태에서 추운 칼바람에도 잘 자라고 찬 바람을 많이 맞을수록 단맛이 강해지는 게 사람과 비슷하다. 최근 피자위에 토핑으로 시금치가 많이 사용되는데 식감이 부드럽고 씹을수록 단맛이 커져 밀가루음식을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피자를 즐겨먹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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