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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디어 사업자들의 연이은 OTT 비디오 사업 진출 발표, 그 이유가 궁금하다

10월, 11월은 대부분의 회사가 한 해를 되돌아보고, 내년을 계획을 세우는 때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비슷해서 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이 속속 내년에는 뭘 해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콘텐트, 플랫폼 기업들을 막론하고 다양한 미디어 기업들이 OTT 비디오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공히 발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방송 시장의 주요 메이저 사업자들은 OTT 비디오 사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왜냐하면 OTT 비디오 서비스가 새롭게 수익을 창출해주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에 잘 벌어 들이고 있던 수익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Comcast(케이블), Verizon(IPTV), Dish Networks(위성방송) 같은 유료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평균 80$에 달하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유료방송 패키지보다 훨씬 저렴하거나 무료로까지 제공되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같은 OTT Video 서비스 때문에 자사 가입자를 잃게 될 것(Cord-cutting)이라는 우려 때문에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것에 큰 경계를 했다.

코드커팅

하지만 넷플릭스, 훌루 등 OTT 비디오 서비스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는 데 비해 자사 비디오 서비스 가입자의 수가 줄자 Dish Network, Verizon 같은 사업자들이 좀 더 저렴한 가격(20$~30$) 정도의 가격의 상품으로 OTT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빠르면 14년 내, 늦어도 15년에는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더 주목해야 할 상황은 많은 대형 콘텐트사업자들이 OTT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이다. 사실 Dish Networks나 Verizon의 OTT사업 진출 발표는 AT&T와 DirectTV 합병이라는 큰 이슈에 뭐라도 대응하고자 하는 두 회사의 꼼수가 깔렸따면 콘텐트사업자들의 OTT사업 진출은 훨씬 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콘텐트 사업자들은 플랫폼 사업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OTT 서비스에 개방적이어서 NBC, ABC 같은 사업자들은 HULU같은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Dr. Peperoni가 쓴 지난 번 글에서 잘 설명하였듯이 HBO와 같이 대형 콘텐트사업자들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의존하여 수익을 확보해 왔기 때문에 OTT에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HBO가 내년에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HBO 콘텐트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14.10.15). 물론 가격이나 런칭 시점까지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케이블 가입자 평균 가격인 15$ 그 이상인 18$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서 그 다음 날(14.10.16) HULU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유일한 미국의 지상파방송사 CBS가 5.99$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CBS All Access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HBO와 경쟁 관계에 있는 Starz 역시 15년 내 자사 콘텐트를 OTT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14/10/31) 최근 소프트뱅크에 인수설이 있었던 영화제작사 Lionsgate도 Tribeca 함께 2015년 목표로 Tribeca Shortlist 브랜드로 Subscription VOD 서비스 출시하여 비평적으로 각광받은 자사 영화들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막혔던 봇물이 터진 것처럼 OTT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CBS All Access

이렇게 콘텐트 사업자들이 앞다투어 OTT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경쟁” 요인이다. 일단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등 OTT서비스들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더 이상 무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두 번째는 “기술적 환경”의 변화다. 과거 OTT비디오는 비디오 감상에 부족한 PC나 모바일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 콘솔, Apple TV, 로쿠 스틱, 구글 크롬캐스트, 아마존 Fire TV 스틱 등 다양한 스트리밍 디바이스 들이 보급되면서 이용자들이 OTT 비디오를 TV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비디오를 OTT로 제공할 수 있는 광대역 유무선 네트워크의 보급율이 크게 올라가고, 인터넷을 통한 비디오 전송 기술 역시 범용화되었다는 점 역시 콘텐트 사업자들로 하여금 OTT 서비스라는 수고스러운 일에 기꺼이 뛰어들수 있게 만들었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미디어 스트리밍 디바이스들

세 번째는 “글로벌 확장 용이성”을 들 수 있다. OTT 비디오 방식은 콘텐트 사업자들이 비용 효율적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방법임을 넷플릭스가 아주 잘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늘 글로벌 확장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모색하는 콘텐트 사업자들에게 OTT사업의 매력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수익을 극대화하던 방식인 “안정적 홀드백에 근거한 윈도우 시스템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콘텐트사업자들이 OTT에 뛰어들게 한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과거 OTT 비디오 서비스의 콘텐트는 오래된, 즉 홀드백이 없는 콘텐트들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콘텐트사업자들의 견제에 따라 콘텐트 수급 비용에 부담을 느끼면서 콘텐트 자체 제작에 나서게 되었고 이러한 시도가 크게 성공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House of Cards’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들이다. 그러자 넷플릭스 뿐 아니라 다른 OTT 사업자들도 경쟁적으로 직접 제작에 나서게 되었고, 이에 따라 OTT 서비스는 새로운 콘텐트가 처음 선보이는 First window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늘 성공적인 새로운 콘텐트를 제작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콘텐트 사업자에게 OTT는 다양한 콘텐트적 실험을 해볼 수 있으며,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확보해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윈도우가 된 것이다.

지금 계획대로 15년, 이런 사업자들이 OTT사업에 뛰어든다면 OTT 사업은 미디어 강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격전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OTT 사업은 기존 미디어 사업에서 쌓은 역량과 익힌 노하우로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실례로 Verizon은 2013년 3월 미국의 자판기(kiosk)를 이용한 DVD 렌탈 서비스로 유명한 Redbox와 JV를 만들어 Redbox Instatnts라는 브랜드로 넷플릭스와 유사한 OTT Video Streaming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국 2014년 10월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서비스를 폐쇄할 수 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CBS를 제외한 미국 지상파방송 3사(ABC,NBC,FOX)가 참여해서 만든 훌루도 넷플릭스와 비슷한 시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넷플릭스의 1/6정도 가입자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Redbox Instant by verizon

이처럼 기존 미디어 사업의 문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라고 해도 OTT 서비스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HBO도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데는 훌륭한 역량을 갖췄지만 성공적인 OTT 사업에 필요한 여러 역량들은 갖고 있지 못할 것이다. 결국 기존의 미디어 사업의 강자들은 기존의 수익을 창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조직 안에 OTT 서비스라는 혁신을 잘 안아 낼 것인가가 큰 숙제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사업자들은 다양한 전략에 근거한 승부수들을 던질 것이고 그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요동칠지 15년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참, 글을 쓰면서 국내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까 했으나, 사실 시장이 달라도 너무 다른지라 마무리가 급 우울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미국 얘기만 하고 끝내기로 한다. 국내 얘기는 뭔가 희망의 증거가 발견된 시점으로 미루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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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크기의 알맹이가 동심원 형태로 켜켜히 쌓여있는 양파처럼 지난 20여 년 이상 미디어와 인터넷, 모바일 영역의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음~ 겉은 거칠지만 까면 깔수록 알차고 하얀 고갱이을 가지고 있는, 혼자서는 큰 매력이 없지만 지만 다른 토핑들과 어우러져 이용자들이 원하는 미묘한 맛을 선사하는 onion~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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