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관점에서 살펴보는 혁신 보고서 1]  

이젠 지겹다 말할 수도 있고  웬만한 인사이트는 다 건졌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혁신보고서는 아직 살펴보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특히 방송산업의 관점에서 혁신보고서의 의미를 살펴 보고 적용하기보다 다른 사업의 이야기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일까? 신문에서는 혁신보고서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지만, 방송계에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혁신보고서는 신문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디어와 독자(Audience)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고민한 결정체다. 따라서 다른 산업의 이야기로 혁신보고서를 치부한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방송의 혁신보고서가 나올지도 모른다. 올리브는 혁신보고서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방송에 어떻게 적용할지 다루어볼 예정이다.

 

 왜 프로모션(promotion) 인가?  

프로모션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을 의미한다. 즉, 내가 생산한 물건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물건을 알리고 구매하도록 하는 일련의 마케팅 활동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러한 프로모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동네에 새로 개업한 가게도 풍선이나, 인형, 전단지등을 통해 가게를 알리는데 열을 올린다. 하지만, 우리 방송사는 프로모션에 인색하다. 자신이 만든 상품으로서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알리지 않아도 의당 시청자가 찾아와 볼 것이라 생각한다. 혁신 보고서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일반적으로 뉴욕타임즈는 ‘신문은 기사로 말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기사를 떠벌리고 다니는 언론사가 아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스스로를 프로모션하는데 아무런 거림낌이 없으며, 공격적인 기사홍보를 통해 새로운 독자들에게 자신들의 기사를 전달하는데에 우리보다 능하다. 그들은 프로모션이 기자와 편집자들이 해야 하는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즈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오히려 놀란다” <뉴욕타임즈 혁신 보고서 번역본 59쪽>

방송도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것이 맞지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시청자가 프로그램의 존재도 시간도 모른다면 시청할 수 없다. 더욱이 신문은 최소 하루의 생존기간이 있지만, 방송은 방송시간으로 프로그램의 생명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신문보다 방송의 프로모션은 더욱 중요하다. 방송편성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S. T Eastman과 D. A. Ferguson의 책 <Media Programming: Strategies and Practices (9th eds.)>에서는 시청자의 규모는 기획/제작이 40%, 프로그램 편성이 5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는 프로모션이 차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TV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국에서 전체시청자 규모의 10%는 프로모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media programming

혁신보고서를 방송의 관점으로 살펴볼 3가지 주제중 프로모션을 제일 먼저 선택한 이유는 프로모션이 방송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방송사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또는 “외국에서 얼마나 인기있는 프로그램인데..”라며 프로그램을 제작 또는 구매하여 편성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간과한다.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내 음식점을 개업해도 개업식을 통해 잠재된 고객에게 가게의 존재를 알리려고 애를 쓰는 상황인데, 프로그램을 방송하면 시청자는 당연히 봐야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모션, 필요한가?

아직도 많은 분들이 프로모션이 정말 필요해?라고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방송에서 프로모션이 필요한 이유를 시청자 측면에서 살펴보자. TV시청은 다양한 채널중 하나를 선택하는 확률적 행동이기보다 보던 대로 보는 습관이 지배하는 관성적 행위다. 다시말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기에 앞서 이미 자신이 볼 채널과 시간을 대략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대략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zapping이나 screening을 하다 볼만한 것을 선택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자신이 관심가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시청자의 행동은 단순지고 명확해져, 시청하려는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시청할 것이다. 하지만 관심가는 프로그램,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되려면 일단 시청해야 판단이 가능하다.  시청하지도 못한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좋아할 수 없는 노릇이다. 프로모션은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인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다음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프로그램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한번이라도 프로그램을 봐야 좋아할지 말지, 또 볼지 말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모션은 프로그램에 대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이다.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왔지만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TV가이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V가이드류의 잡지는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 홍콩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잡지중 하나다. 하지만, 1990년대 창간된 우리나라 TV가이드는 얼마가지 않아 폐간되었고, 또한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만들던 사외보는 예산상의 문제로 더이상 발행되지 않고, 일부 방송사가 발행하지만 온라인으로만 제공된다. 방송사를 제외하고 시청자가 직접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거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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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TV가이드의 실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TV가이드가 시대를 너무 앞서 발행되었기 때문이라면 오늘날 처럼 다채널화된 상황에서 누군가는 TV가이드를 다시 창간해 봄직하다. 하지만 아직도 TV가이드를 재 창간하려는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는다. 더구나 TV가이드를 대신할 것이라 여겨졌던  EPG(Electronic Program Guide) 사업도 우리나라에서는 신통치 않은 편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시청자들은  자신이 시청할 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습관적든 다른 사람의 추천이든 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사람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없고, 습관에 의해 보던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아 리모콘을 눌러 검색하던 중 “가장 거부감이 적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뿐이다. 우리나라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지 않으며, 관심을 가지는 것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머리속에 꼭 볼것이다 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몇개나 있는지.

 

못하는 것인가? 안하는 것인가? 

그동안 방송은 뉴욕타임즈가 그러했듯 전통적인 관점에서 시청자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을 보고, 몇개 안되는 채널을 시청하던 상황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 소비는 크게 변화했지만, 방송사의 인식은 거의 변한 것이 없다. 아직도 시청자는 방송사가 만든 프로그램을 거의 규칙적으로 시청할 것이라는 허황된 전제를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하며, 자신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시청자를 유인하는 것은 부하직원에게 맏기거나 오래전에 만들어 둔 영상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혁신보고서의 내용을 적용해 보면 기자와 PD, 편성 담당자는 프로모션을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모션은 항상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간이 나면 하는 여유로운 작업쯤으로 생각하는 상황에서, 방송시간을 맞춰 제작하는 것도 버거운 제작관행에서는 프로모션을 위해 별도로 비용과 노력을 투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프로모션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그동안 방송이 시청자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면 된다는 전통적인 생각만으로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내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art work)인데… 시청자들이 외면한다”고 생각하는 작가주의적 권위가 프로모션의 가장 큰 걸림돌인 셈이다.  문제는 가장 좋은 기사를 작성한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뉴욕타임즈도 이젠 프로모션을 하지 않으면 기사는 읽히지 않는 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의 기사는 적어도 하루 정도의 생명력을 가지지만, 방송은 방송시간으로 생명력이 제한되고, 신문이 그러하듯 시청자는 채널보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청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제, 프로모션은 핵심업무중 하나로 관리되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의 방송 프로모션은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채널의 방송시간의 일부를 이용하거나, 방송사 건물에 현수막을 걸고, 다른 매체에 기사화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산발적으로 각 역할에 맞는 부서가 분담하여 진행한다. 혁신보고서에서는 프로모션 대해 2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는 프로그램 제작에 대해 궁금해 한다면, 이를 가장 속시원하게 풀어줄 사람은 제작진이다.

“우리는 기자나 편집자들에게 그들의 기사를 프로모션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요구해야하고, 요구되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중략)….. 컨텐츠의 프로모션은 각 데스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작업흐름의 일부로 녹아들어야 한다”  <뉴욕타임즈 혁신 보고서 번역본 65쪽>

다른 하나는 전사적으로 프로모션을 위한 통합적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간의 협조와 연계를 주문하고 있다. 모든 부서가 동일한 관점으로 종합적인 마케팅을 해야한다는 사실은 이미 20여년전에 논의된 개념이다. 일반 기업은 이를 수행하기 위해 오랜동안 노력해왔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자는 다른 부서와 협업할 수 있는 방도가 없고, 의지도 적은 편이다.

“수용자 개발은 회사내 모든 부서가 참여해야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팀, 홍보팀, 검색팀, 소셜팀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다른 책임자의 관할 하에 독립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들 부서들은 서로 협력해서 대형 기사들이 게재되기 전후로 이를 홍보하는 등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뉴욕타임즈 혁신 보고서 번역본 62쪽>

결국 프로모션은 제작과 편성, 홍보등 방송 전과정에서 프로모션을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세우고 각 부서가 협업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둘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을 아리는 전략에서 부터 프로그램의 내용을 어떻게 소구할 것인지, 시청자를 위한 이벤트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등의 전략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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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혁신보고서의 결론으로 꼽는 것중 하나가 “Digital First”이다. 신문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방송은 어렵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유인하는 전략에서는 디지털 퍼스트가 훨씬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이전의 프로모션이 비용문제가 있었다면, 오늘날의 프로모션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로운 기회가 주졌지만, 아직도 이전의 관행에 붙잡혀 있는 방송이 아쉽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시청자는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최소한 시청자의 관심이나 시청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은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것이 맞지만, 시청하지 않는 프로그램의 소리를 시청자는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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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Olive)는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재배되는 열매입니다. 피자토핑으로 자주 사용되며,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노화 예방에 좋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아테네의 인간에게 준 선물로, 성경에서는 대홍수 후에 노아가 육지를 발견하는 단서로도 등장합니다. 작지만 유익하고 격변속에 평온을 상징하는 올리브,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