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악 시장은 로엔(멜론), KT뮤직(지니) 같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시작한 신흥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독특한 시장이다. 사실 어떤 콘텐트 시장도 역사가 깊지 않은 모바일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음악 시장은 어떻게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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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비디오 서비스를 기획, 운영하는 Onion에게 사람들은 늘 “언제쯤이면 모바일 비디오 시장도 음악 시장처럼 될 수 있겠냐”고 묻는다. 정말 모바일 비디오 시장이 음악 시장처럼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배하는 시장이 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고민한 바에 의하면 쉽게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왜?

디지털화 과정에서 시장 전체가 파괴적으로 혁신되어 버린 한국의 음악 시장

음악 시장은 디지털화로 Value chain 전체가 파괴적으로 혁신된 거의 유일한 콘텐트 시장이다. CD 수준의 음질을 보장하면서 파일 크기는 10% 밖에 되지 않는 MP3라는 압축 기술과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은 MP3 파일 공유 서비스(소리바다)와 스트리밍 서비스(벅스)같은 무료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크게 활성화시켰고, 이 과정에서 기존 음반 기획사, 제작사, 도/소매 음반 판매점 등 디지털 이전 강자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됐다.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이동통신사가 시장에 뛰어들었고, 자본력과 유통망 등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반면 비디오 시장을 보면 IPTV 3사의 등장을 제외하고는 디지털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지상파방송사, CJ 등 케이블사업자와 같은 기존의 강자들은 시장을 주도하면서 디지털화에 따른 변화의 속도까지도 조절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방송사, CJ 등 콘텐트 진영의 강자들은 방송 프로그램 디지털 유통의 가격, 홀드백, 이용 조건까지 거의 대부분을 직접 통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현재의 모바일 비디오 시장은 플랫폼 보다는 콘텐트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으며, 플랫폼 사업자들은 디지털화/모바일화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채 콘텐트 사업자들에게 끌려다니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들이 모바일 전이와 유료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시장

초기 디지털 음악 시장은 PC를 기반으로 한 무료 저음질 스트리밍 혹은 파일 공유 서비스가 주류였으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이동통신 요금과 결합 할인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휴대폰/MP3 플레이어 등에서 쉽게 재생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무기로 유료화와 함께 모바일 전이를 시켜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 폰의 등장은 디지털 음악 시장을 급격하게 모바일 중심으로 변모시켰고, 지금은 전체 이용의 80% 이상이 모바일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디지털 음악 시장은 이동통신 기반의 사업자, 특히 로엔(멜론)이 지배하는 시장이 되었다. 특히 멜론은 first mover로써, SKT 가입자 기반을 최대한 활용하여 강력한 마케팅 drive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2위와 큰 격차가 있는 1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내놓치 않고 있다. 그 뒤를 KT뮤직, 그리고 LG U+와 제휴한 엠넷이 뒤를 쫒고 있으며, 과거 시장을 지배했었던 소리바다와 벅스는 삼성, 카카오와 제휴를 통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NC Soft, 예당 등 플랫폼 영역으로 신규 진입을 시도하는 사업자들이 일부 있었으나 모두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반면 비디오 영역에서 모바일은 유료 VOD 판매 측면에서 TV 대비 15% 정도 수준인 Niche 시장이며, 이용 시간 측면에서도 TV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은 음악 시장과 마찬가지로 IPTV라는 디지털 포맷으로 비디오 시장에 진입했으나 내용적으로는 케이블 TV의 낡은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차별화에 실패하였다. 그리고 앞다퉈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용자 확보를 위해 번들 할인등을 통해 거의 무료에 가깝게 서비스 제공하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유료화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무료/불법 시장이 거의 소멸되고 유료 시장만 남은 음악 시장과 달리 한국의 모바일 비디오 시장은 P2P/웹하드 등 불법 시장 뿐 아니라 유투브, 네이버/다음 등 포털 등에 의한 광고 기반 무료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트래픽 관점에서만 보면 지금도 유투브와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의 비디오 서비스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유료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최근에는 웹/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통한 수익화 기반이 생기면서 웹/모바일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까지 시도되면서 계속 이용자들을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모바일 비디오 시장에서 무료 기반 서비스들의 힘이 점차 더 커질 전망이다.

지금껏 성공적으로 시장을 키워온 음악 시장, 모바일 비디오 시장처럼 무료 기반 서비스의 도전을 받다

음악 시장은 디지털화/모바일화에 발맞춰 유료 이용자를 확대한 모범적인 사례다. 하지만 한국의 모바일 비디오 시장이 음악 시장을 벤치마킹한다고 해서, 언젠가는 디지털 음악 시장처럼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비디오는 음악과 달리 TV 스크린의 집객력이 여전히 너무도 강력하며, 모바일 비디오는 유투브, 포털 등의 광고 기반 무료 콘텐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 당분간은 니치 시장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성공적으로 시장을 키워 왔던 음악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이 던져졌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 4를 공개하면서 삼성 스마트폰을 가진 이용자들은 장르별 추천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밀크 뮤직을 공개했고, 이용자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물론 음저협에서 한국 음원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 이용 방식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비디오 시장처럼 음악 시장에서도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들이 등장해서 기존 유료 모델들과 경합하고, 이용자 기반을 잠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온 로엔과 KT뮤직, 엠넷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국은 시장을 키우는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안아낼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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