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오늘의 테크 10대 뉴스(10 Things In Tech You Need To Know Today)’를 즐겨 본다. 대단한 특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변잡기, 가십거리 기사도 많지만 밤 사이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일이 화제가 되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큰 탓에,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인 닛케이가 보내주는 ‘닛케이 뉴스메일(日経ニュースメール)’도 자주 보는 편이다. 일본 시각에서 세계 경제 흐름을 훑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이메일 뉴스레터는 사실 제목 장사다. 국내 뉴스 사이트처럼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독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문구가 커서를(혹은 손가락을) 옮겨가게 한다. 제목과 기사 앞 부분을 읽다 해당 사이트로 이동해 기사 전문을 볼 때도 많다. (비록 닛케이의 경우 유료 기사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최근 참신한 이메일 뉴스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신지? 특히 전통 미디어들이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명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관심이 간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NYT)는 정치 전문 뉴스레터 ‘First Draft’를 선보였다. NYT에서 정치 분야 30년 베테랑인 Carl Hulse가 책임자다. 주목할 만한 정치 뉴스, 기자가 입수한 정보성 기사 등을 아침 일찍 보내준다. 브랜드 그대로 초고(first draft) 서비스다.

 

firstdraft

 

영국의 유력지 The Times 일요판인 The Sunday Times는 최근 메일 매거진 ‘Red Box’를 선보였다. 주로 정치 뉴스와 칼럼 등을 담고 있다. 이름과 메일 주소만 기입해 간단히 가입할 수 있다. 현재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월~토요일까지 주6회 서비스된다.
Sunday Times의 Newsletter 서비스인 Redbox
제프 베조스가 사들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부터 ‘Good News’를 엄선해 보내는 ‘The Optimist’라는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령 이런 뉴스들이다. 글자체 변경으로 교통사고 줄이는 아이디어, 착한 아이로 크게 하는 말들, 스마트하게 보이려면 더 웃어라…전쟁과 테러 등으로 얼룩진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라 그런지 첫 반응은 괜찮았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의 기세가 등등한 요즘, 이메일 뉴스 서비스라니, 어쩐지 고리타분해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이메일이야 말로 가장 강력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느냐고 반문할 법도 하다. 이미 대부분의 콘텐츠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SNS는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신의 레퍼런스 그룹이 관심을 갖고 있는 뉴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 많은 플랫폼이다.

확실히 필자도 SNS를 통해 뉴스를 볼 때가 많다. 익숙하지 않은 미디어에서 지인이 올려 놓은 기사가 큰 도움이 될 때도 적지 않다. ‘좋아요’ 수를 통해 해당 뉴스의 공감대를 가늠하고, 지인들 평가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여유 있게 SNS를 둘러볼 때에 한한다. 필자처럼 친구 수가 많지 않은 사람도 잠깐 한눈을 팔게 되면 뉴스피드를 놓치고 만다. 타임라인을 거슬러 다시 살펴보는 일은 거의 없다. 엄청난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쌓여 있는 뉴스피드를 보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아무리 지인, 친구라고 해도, 관심사는 제각각이다. 누구는 요리일 수 있고, 누구는 여행지일 수 있다. 영화나 책 등 가벼운 주제라면 모르겠는데, 정치 사회적 논란거리나 개인의 가치관을 다루는 사안이라면 뉴스를 보는 것조차 부담이 될 때도 많다.

이런 면에서 이메일은 부담 없고 편하다. 즉각 반응하지 않아도 되고 가만히 받아보기만 하면 된다. 다만 다단계 판매성 이메일처럼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것은 곤란하다. 이런 이메일은 몇 번 보다가 바로 휴지통으로 갈 것이고, 어느 순간부터는 스팸 메일로 등록돼 아예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데이터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재적소로 이메일 뉴스가 공급돼야 한다. 신생 미디어 버즈피드는 독자들이 내일 읽고 공유할 만한 기사를 발굴할 정도로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이다.

분명 산에는 많은 토끼들이 있다. 집토끼들이 자꾸만 줄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눈 앞에서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산토끼 잡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다만 산토끼 잡겠다고 어설픈 소셜 전략을 세우거나 남들 흉내 내기에 급급해 하기보다는 집토끼를 제대로 지키기 위한 이메일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경영 컨설팅기업 닐슨노먼그룹은 “이메일 뉴스레터는 고객들이 나만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웹사이트보다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독자와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피드백을 기대하려면 ‘효과적 이메일 뉴스레터를 만드는 7단계’ 등과 같은 몇 가지 기술적 노하우도 필요할 것이다.

이메일은 인터넷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뭐든 기본에 충실해야 그 다음 한걸음을 뗄 수 있다. 독자 데이터 분석을 담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라면 두려울 게 없다.

hoochoo About hoochoo
후추는 맛보다 향이다. 눈물 날 정도의 얼얼함보다 부드럽게 식감을 자극하는 그 향기로움을 좋아한다. 미디어에서도 이런 은은함을 찾아볼 수 있을까? black pepper가 아니라 hoochoo라고 한 이유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