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Topping

맛있는 미디어, 미디어토핑.

방송사 CMS를 고도화하라

CMS : Content Management System

지금 이 용어가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은 인터넷 기반 새로운 뉴스 매체들이 CMS를 기반으로 전통 신문들에 맹렬하게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CMS는 올드미디어를 협박하는 도전자들의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그에 맞설 올드미디어들에게도 적절한 방어무기가 될 수 있는 것 역시 결국 CMS다. 최소한 Manage 할 Content는 있으니까…  CMS 대 CMS의 전쟁이다.

당연히 방송사에도 CMS가 있다. 다만 그저 있을 뿐이다. 전통적 신문기업만큼이나 전통적 방송사업자들도 외부의 파괴자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투브나 넷플릭스는 CMS를 기반으로 이용자 마음에 쏙 드는 영상물을 제시해주고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용자들이 이러한 신생 플랫폼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이 지상파방송과 같이 전통적인 영상전달 매체는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미디어가 이용자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다. 이미 이렇게 방송 영역에서도 도전과 응전이 진행 중이며 그 교전에서 날카롭게 번득이는 무기 역시 CMS다.

그런 차원에서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방송사들도 자신의 CMS를 들여다 볼 때가 된 것 아닌가? CMS 공격에 맞설 무기는 CMS 뿐이니까.

 

cms

 

생산? 저장/유통 도구로서 방송사 CMS

CMS를 통해 매체 경쟁력을 높인다고 하면 두 가지 측면에 기대가 모아진다. 먼저 ‘생산’ 측면이다. 수 많은 콘텐츠에 대한 메타데이터가 새로운 콘텐츠 생산과 연계되면서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두번 째는 ‘유통’이다.  외부에 콘텐츠를 유통할 때 적절한 패키징, 프라이싱 전략을 구사하면서 콘텐츠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아직은 방송사 CMS는 CMS로 존재하고 있을 뿐 콘텐츠 ‘생산’에도 ‘유통’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먼저 지상파방송사 내부에서 ‘현재’ 사용되는 CMS 개념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방송사의 CMS는 주로 저장 관련 개념으로 존재해왔다. 이 때 CMS란 한정된 방송사 아카이브 저장공간을 ‘저장’이라는 기준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도구였다. 예를 들어 촬영원본을 보관할 것인지 방송된 완성본을 저장할 것인지, 생방송으로 진행된 스포츠 콘텐츠를 통째로 저장할 것인지 하이라이트만 저장할 것인지 각 제작진과 아카이브 팀이 동일한 기준에서 판단하고자 CMS를 이용해 온 것이다. 따라서 이 때 CMS는 ‘버릴 콘텐츠’와 ‘저장할 콘텐츠’의 관리 기준을 의미했다. 외부 시각에서 보자면 버릴 콘텐츠라는 게 과연 있을지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제작현장에서 이런 고민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KBS의 ‘1박 2일’, MBC의 ‘무한도전’, SBS의 ‘러닝맨’같은 관찰형 예능프로그램에는 대략 100대가 넘는 카메라가 동원된다. VJ가 직접 들고 촬영하는 카메라 영상도 있지만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전체 녹화시간 내내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텅 빈 공간을 녹화하고 있는(CCTV에 가까운) 카메라 영상도 있다. 제작PD는 이들 영상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해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내는데 100대의 전체 영상 중 극히 일부분에 해당된다. 나머지 영상 중 호기심을 좀 더 확대하자면 재활용할 가치가 있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대부분은 그냥 켜놨던 영상이나 틀어진 앵글과 같이 방송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이럴 때 제작자에게 어디까지 창작영상물을 저장하도록 할 것인지 설명하는 가이드라인이 CMS였다. 천편일률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장기준에서 영구저장과 임시저장 개념을 나눠주고 임시저장한 뒤 NLE 제작에서 미사용으로 결정한 영상물을 버리는 기준도 CMS 가이드인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어떤 영상은 1주만에 삭제되고 어떤 영상은 1개월 간 보관되고 또 어떤 영상은 영구 보관된다. 꼭 프로그램이나 장르별 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별 저장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한정된 서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내부 기준이 바로 방송사 CMS였다. (요즘 논의에서 보자면 이런 CMS는 CMS도 아니다.) 

이에 비해 최근 좀 더 활발하게 사용되며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CMS 개념은 ‘유통’ 과정에 있다. 이 때 CMS는 한 마디로 저작권 관리 툴이다. 미디어가 다양해지고 방송사의 거래 대상이 많아지면서 하나의 영상물이라해도 어느 곳에는 주고 어느 곳에는 주지 않게 되었으며 유통 관점에서 화질, 광고 포함 여부, 화질, 업로드 시점 등을 메타데이터로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 이런 배경에서 해당 정보를 시스템화 한 것이 유통 관점의 CMS다. 이 부분은 점점 복잡하게 발전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담긴 정보 또한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유통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과거 유통이 채널 단위로 이루어질 때와 달리 현재는 프로그램 단위나 클립 단위까지 세분화되었기 때문에 이 영상이 언제 촬영, 방송되고 저작권은 어디까지 있고 거래 대상은 어디인지 국내-글로벌과 같은 유통범위를 정의하고 케이블-위성-IPTV-모바일-포털 등 플랫폼별 배포범위를 담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통용 CMS 데이터 중 상당 부분은 프로그램 자체의 메타데이터를 포함한다. 따라서 향후 방송사의 CMS를 고도화시키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살펴보고 출발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 바로 유통을 위한 CMS다. 이 유통 CMS는 각 사별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거래 과정에서 연결되고 일정 부분 표준화되기도 한다.

 

CMS301

 

무엇이 CMS 고도화를 요구하는가?

아직 CMS의 중요성이 또렷하게 부각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CMS가 뭔가 지금의 모습에서 좀 더 발전되어 중요한 기능을 발휘했으면 한다는 Needs는 이미 방송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먼저 내부 요구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KBS의 ‘VJ특공대’나 ‘생생정보통’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 ‘생활의 달인’, ‘TV 동물농장’, ‘이상한 이야기 Y’ 등은 작은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다. 회차가 거듭되면서 이제는 그 아이템을 이전에 다루었는지 아닌지를 담당 PD 기억에만 의존하기 어렵게 되었다. 경험이 더 많은 CP나 본부장이 조언을 하고 판단을 내려줄 수도 있지만 의사결정 단계가 그렇게 올라가면 판단이 늦게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제작이 진행되고 있을 경우 중간에 그 아이템을 취소하거나 변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제 할 만 한것은 다 한 상황에서 새로 발굴한 아이템은 점점 겹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에 제작현장 단계에서 바로 확인하고 결정할 수 있는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졌다. 지금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이런 정보를 DB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좀 더 발전하자면 관련 사전 프로그램들을 살펴보고 피해갈 것과 또 활용할 것을 알게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콘텐츠 생산성의 효율화가 이루어진다. 늘 부족한 예산과 시간과 인력으로 더 많아진 외부 경쟁자들과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과거 콘텐츠에 대한 관리 툴이 발전되어 이런 기능을 발휘해주는 것은 점점 절박하고 필수적인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이른바 ‘에버그린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입체적인 콘텐츠 기획, 생산이 이루어지는 것이 경쟁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판단은 온라인 뉴스매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에게도 당연하게 필요한 것이기에 CMS에 대한 방송사 내부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는 것이다.  

방송사 CMS가 좀 더 확장되고 발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외부와 관계변화에도 필요해서다.

원래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은 지상파를 통해 방송된 후 방송사가 각 프로그램별로 광고를 삭제한 유통용 파일을 만들어 유료 플랫폼에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 전혀 다르다. 완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이른바 ‘피딩(feeding)’ 방식 대신 외부 각 플랫폼에서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자체 녹화해서 자기 플랫폼에 사용할 단위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든다. 이렇게 상대에게 알아서 하라고 허락하게 된 것은 지상파방송사들이 콘텐츠 피딩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몰랐기도 하거니와 IPTV를 시작으로 한 디지털 유료매체들 사이 경쟁에서 VOD를 얼마나 빨리 업로드 하느냐가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권리자의 무관심과 사용자의 적극성이 더해지면서 각 유료 플랫폼이 스스로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를 VOD용 파일로 만들었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의 실시간 채널 광고가 급감하면서 그 원인의 하나로 외부 플랫폼 VOD 서비스와 상충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즉 VOD를 빨리 많이 올릴수록 실시간 채널 시청자가 줄어드는 것 같은데 이를 지상파방송사가 통제 못하고 상대에게 맡겨두는 것이 옳으냐 하는 비판이다. 더불어 VOD에 대해 각 플랫폼이 광고영업을 하는 것 보다 콘텐츠 홀더가 광고영업을 하는 것이 더 큰 커버리지와 다양한 상품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니 이제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광고영업권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떠오르면서 기존 VOD 공급방식에 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런 유통구조 변화의 핵심에 CMS가 있다.

먼저 변화를 꾀한 사례를 살펴보자. 지상파연합플랫폼 pooq의 경우 방송사가 인코딩하고 피딩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 때 각 방송사와 푹을 연결해주는 것이 공통 CMS다.  해당 방송사는 스스로 VOD 파일을 인코딩한 뒤 이 CMS를 통해 등록하면 pooq에서 해당 콘텐츠를 복사해 미디어 서버에 올려둘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권리자가 CMS를 통해 통제하는 핵심 기능은 저작권 허용 여부, 광고영업권 통제 그리고 해당 콘텐츠의 배포 범위(다운로드나 타임쉬프트 기능 허용 여부) 등이다.

이런 사항에 대한 결정을 방송사가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CMS기 때문에 향후 CMS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콘텐츠 통제권의 주체가 결정될 형국이다. 그래서 만약 지상파방송사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원한다면 최우선으로 거래 대상 외부 플랫폼과 연동될 CMS를 구축하고 제공해줘야 한다. 물론 이 CMS에는 유통에 관련된 정보 뿐 아니라 편성정보나 대표 이미지와 같은 프로그램 메타데이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 CMS 고도화와 밀접하게 맞물린 과제다.

만약 BBC나 NHK처럼 방송사의 아카이브를 일반에게 공개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자 해도 CMS는 그 제공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각 방송사의 CMS를 비교하고 공통요소를 연동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면서 동영상 검색, 활용이 자유로운 B2C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이는 지상파방송사들에게 이미 용도와 가치를 다 해버린 것처럼 보였던 구작 콘텐츠를 되살려 Long-tail 마켓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사들 일부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 이미 이런 목적에서 각 사의 CMS가 발전되고 상호 연동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CMS에 주목해야 미래를 차지한다.

분명 방송의 CMS는 신문산업 영역의 혁신적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논의-활용-중요성 전반에서 방송은 아직 CMS가 주변적 이슈로 남아 있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 혁명은 신문이든 방송이든 구분 없이 함께 겪고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존 방식으로 버티기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콘텐츠 기획-생산-관리-유통 전반에서 방송사도 콘텐츠를 ‘시스템에 의존해’ 관리하고 더 나아가 그 ‘시스템’으로 다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방송이라는 영역에서는 텍스트 기사보다 훨신 더 복잡한 기준과 틀이 있어야 콘텐츠와 관련된 정보를 관리할 수 있어서 방송사 CMS 고도화가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하지만 만약 방송산업 쪽에서 누군가 먼저 시도하고 그 성공적인 활용 사례를 보게 된다면방송영역 전반에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퍼질 이슈가 바로 CMS라고 본다. 다행히도 미리 준비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고 난 그들이 바로 미래 주인공이라 믿는다.

 

 

 

asparagus About asparagus
asparagus 백합과 다년생 식물로 우리가 먹는 것은 4월 쯤 올라오는 새순. 아스파라거스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산. 우리에게는 숙취해소 음료로 알려졌지만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뿐 아니라 피로도 풀어주고 체력도 강화해주는 건강식품. 비록 혼자서는 밍밍한 재료지만 베이컨, 토마토, 고기, 파스타 등과 어울리면 보기도 좋고 향도 좋고 무엇보다 몸에 좋은 아스파라거스처럼 어울림 속에서 듬직한 가치를 제공하는 새순이 되고싶습니다.

»

© 2017 MediaTopping. Theme by Anders Norén.